제21장 물안개가 그의 뺨을 타고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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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穿进万人迷文的我人设崩了》东施娘/번역문(완결)

제21장 물안개가 그의 뺨을 타고 떨어져 내렸다

by 蛋白酥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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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가 콸콸 났다. 그러나 잠깐 사이, 설단융은 이미 방조주의 앞에 다다랐다.
그는 지금 얼굴빛이 창백한 방조주를 보고, 손을 뻗어 상대방의 어깨 위에 놓았다. 법술을 쓰고, 힘을 실어, 그 사람을 물속으로 눌러 넣었다.

이번에, 방조주는 완전히 물에 들어갔다. 그는 추워서 온몸을 떨었다. 당장이라도 일어서려 했지만, 설단융이 아직도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설단융이 허리를 굽혀 그를 바라봤다. 눈처럼 하얗고 아름다운 얼굴에  반짝이고 투명한 물방울이 적셔졌다. 그 봉안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또 다른 한담 같았다. "이사형, 이 1년 동안 수련을 별로 안 한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방조주는 찔리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가 고개를 들자, 눈빛이 매우 가련한 기색을 띄었다. "소사제, 나는 일을 너무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하니[각주:1], 일을 천천히 계획[각주:2]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안 됩니다. 저는 사부님의 명령을 받들어서, 반년 안에 원영를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겁니다. 오직 한담에서 수련해야만 가장 빠릅니다." 설단융의 말투에는 어떠한 누그러짐도 없었다. 심지어는 더 냉담했다. "게으름부리거나 도피하는 건, 어떤 이점도 없습니다. 이사형이 제 말을 듣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러면 저도 그땐 저만의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말은 번역하면 즉--

지금 내가 좋게 말할 때, 말을 좀 듣는 게 좋을거다.

방함어는 경악했다. 그는 소사제가 그의 화본과 간식을 불태울까 두려웠다. 어쨌거나 그는 최소한 아주 긴 시간동안 갇혀있어야 하는데, 그런 물건들이 없어지만, 그는 죽을거다. 자는 것 외에, 그것들은 이미 그에게 마지막 남은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방조주는 그래도 억지로 참고 책상다리를 하고 한담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정말 너무 추웠다. 추위가 그를 에워싸고, 거의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얼음이 다 된 기분이었다.

설단융이 방조주 옆에 앉을 때, 그는 방조주의 속눈썹에 서리가 맺힌 걸 발견하고,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리고, 바로 손을 뻗어 방조주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잡자, 방조주는 설단융이 잡은 곳에서부터 한 줄기 기류가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 기류는 혈액을 타고 몸속으로 흘러들어와, 그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진기와 합쳐졌다.

처음에는 방조주 체내의 진기가 나중에 온 것을 매우 배척했다. 마치 뒤에 온 것이 지반을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기세등등하게 그 기류를 삼키려 하였으나, 도리어 상대방에게 둘러 싸이고, 같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몇 번을 겨루자, 기류와 진기가 마침내 완전히 융합되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사형, 이걸 기억해요." 설단융의 목소리가 고요한 한담에 울려 퍼졌다.
그는 방조주가 기류가 돌아가는 길을 기억하길 바랐다.

하지만 방조주는 지금 마음 속에 오직 한 글자만 있었다--冷[각주:3].

정말 너무 추웠다. 추운 그는 다른 것에 신경 쓸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이곳저곳 전부 다 추웠다. 그도 추웠다. 오직 그의 손을 잡은 그 손만이 뜨거웠다.
방조주가 긴 손눈썹을 떨었다. 떨자 조금씩 흰 서리가 떨어졌다. 그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설단융을 똑바로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나 설단융은 눈을 감고 있었다. 전심으로 방조주를 데리고 체내의 진기를 돌리며, 외부의 영기를 흡수하는 걸 돕고 있었고, 방조주가 뚫어져라 그를 바라보는건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래서 안겼을 때, 표정엔 경악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설단융이 경악한 나머지, 눈을 뜨자, 냅다 그의 품을 파고든 함어가 보였다.

말하지 않을 수 없이, 방조주는 이 1년이 넘도록 정말 수련을 별로 안 했다. 그리고 원래 주인의 이전의 수련방법은 차근차근 착실히 해 나가는 노선이지, 설단융의 이런 온갖 어려움 속에서 수련하는 노선과는 달랐다. 게다가 방조주는 이전에 보통 사람이어서, 수선의 진정한 고통을 몰랐다.
이번에 한담에 들어와 수련하는 것은, 초보자 구역의 녀석을 최종 대BOSS와 싸우라 보내는 것과 같았다. 비록 이 초보자 구역의 녀석이 최고급 장비를 가졌다 해도, 하지만 실제로, 화려한 겉모습 아래의 그는 그저 빈 껍데기일 뿐이었다.

원래 주인이 남긴 수련 수준이 있더라도, 그러나 지금 방조주에게는, 그래도 너무 어려웠다.
그가 그저 따뜻한 무언가를 끌어안고, 있는 힘을 다해 상대방에게서 따뜻한 기운을 얻고 싶기만 하겠는가.

"이사형!"설단융이 미간을 찌푸리고, 방조주가 그의 허리에 두른 손을 잡아 내렸다. 그러나 잡아 내리자, 그 손은 또 재빨리 달라붙었다. 그가 거침없이 도술을 쓰려고 했을 때, 방조주가 매섭게 떠는 목소리로 그를 부르는 것을 들었다.
"소사......제, 나......추워, 안......아......주라......"

설단융은 일순간 침묵했다. 그리고 결연히 방조주를 당겨 떼어놨다. 아직 완전히 떼어놓지 못했을 때, 그는 자신에게 결계를 쳤다. 이렇게 하면 설령 방조주가 아무리 그를 안으려 해도, 안을 수 없었다.

방조주는 몇 번이나 시도해 보았지만, 설단융을 안기는 커녕, 옷자락 하나도 닿지 못했다. 단번에 폭발할 정도로 괴로워졌다. 수선은 왜 이렇게 힘든거야?
그는 한편으론 괴로워 하면서, 한편으론 계속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어차피 이미 다 입수했는데, 만약 지금 또 물가로 올라가면, 이 추위에 헛수고만 한 게 아닌가? 어떻게 수련이라도 좀 해야 했다.

이렇게 생각하며, 방조주는 한편으론 몸을 떨면서, 한편으론 방금 설단융이 그에게 가르쳐준대로 따라하며, 기를 몸속으로 끌어넣어, 온 몸을 돌게 했다. 그러나 반까지 돌았을 때, 그는 추워서 부르르 떨었다. 진기가 갑자기 끊기고, 또 다시 시작됐다.

몇 번 겨룬 뒤, 폭발한 게 아니라, 붕괴했다.

방조주는 갑자기 물 속에서 일어서서, 물가 쪽으로 가려 했다. 사부에게 부탁하러 가야 했다. 사부에게 말하는 거다.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화본도 보지도 않겠다고, 앞으로 자기의 동부에서 잘 폐관수련하겠다고. 고통이 멎으니 이전의 고통이 떠올랐고[각주:4], 지난 날의 잘못을 고치고 싶었다[각주:5]. 절대로 다시는 한 마리 함어가 되지 않을 거다. 앞으로 반드시 다시 사람이 되어야지.

그러나 그는 겨우 두 걸음 걷고 나서, 바로 손을 붙잡혔다.
설단융은 뒤에서 방조주를 잡고, 그를 다시 물속으로 끌어들였다. "이사형, 도중에 포기해선 안 됩니다."

물보라가 방조주의 온 얼굴에 튀겨서, 그는 몸을 더 심하게 떨었다. 즉시 설단융의 손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는 상관하지 않았다. 설단융과 한 번 싸웠다 쳐서, 원작 팬들에게 죽도록 욕먹더라도, 그가 주인수를 때려서 공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는 더 이상 한담에 머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때리기도 전에, 먼저 안겼다.

설단융은 그를 감싸 안았다. 한 손은 허리에 두르고, 다른 한 손은 방조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목소리가 맑고 그윽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잡은 손이 천천히 깍지낀 손으로 바뀌었다. "제가 사형을 도와드릴거예요."

*

시간이 조금씩 지나갔다. 보이지 않는 영기가 한담 위에 모여, 한담으로 서서히 흘러들어가, 결국 한담 가운데의 두 사람의 몸 속으로 모여들어갔다.
그 두 사람은 각각 한 청년과 한 소년이었다.

그 청년은 이때 몹시 흐트러져있었다. 소년의 품에 거의 완전히 움츠리고 있었고, 그는 머리를 묶었지만, 소년의 흩어져 떨어진 긴 머리가 그의 몸에 늘어뜨려져, 그의 목덜미 사이에 달라붙었다.
마치 검은 뱀이, 흰 도화지에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청년에 비하면, 소년은 확실히 더 나았다.
소년은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긴 속눈썹 아래의 눈은 연못처럼 깊고 고요했다. 
그는 한 손으로 청년을 감싸 안고 있었다. 단정하고 아름답기가 으뜸인 얼굴에 긴 시간동안 한담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물안개가 묻어 있었다. 물안개가 그의 뺨을 따라 떨어져 내렸다--

"또륵--"

그의 품 안의 청년의 몸으로 떨어져 내렸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소년의 미간에 갑자기 주름이 졌다. 그는 청년을 쥐고 있던 손을 떼고, 방향을 바꿔 그 사람의 얼굴을 그의 품안에서 빼냈다. 이렇게 빼자, 소년의 얼굴이 흐릿하게 어두워졌다.

방조주가 놀랍게도 자고 있었다!

방조주는 이전엔 매우 추웠다. 그렇지만 설단융이 진기를 돌려줬고, 외부의 영기를 흡수해, 점점 그렇게까지 춥지 않게 됐다. 천연의 작은 화로를 안고 있는데다, 게다가, 설단융의 몸의 향기가 그에게 있어선, 고양이 몸의 향과 같았다. 그는 소사제를 과도하게 들이마셨다.
또한, 그는 이미 열 시진 가까이 자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되자, 죽은 듯 깊이 자게 된 것이었다.

설단융은 원래 방조주를 불러 깨우려고 했다. 그러나 방조주의 눈 아래 푸른 자국을 보았을 때, 입술을 오므리고, 끝내 상대방을 깨우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이 자서, 수련할 방법이 없게 되자, 그는 아예 사람을 물속에서 안아서 데리고 나와, 물가로 올라갔다.

물가에 오르자, 설단융은 그와 방조주의 몸에 걸친 옷을 말렸다. 또 돌 위의 흰 여우가죽옷을 끌어당겨, 방조주를 빈틈없이 감싸, 동부로 데려왔다.

방조주는 사실 한 번 깼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걷는 고생할 필요가 없단 걸 깨닫고, 떴던 눈을 눈꺼풀의 틈이 조금도 나지 않게 감았다.
오늘 운동 할당량은 다 써버렸다. 그는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미안해, 소사제. 수고해.

방조주는 편안히 잤다. 너무 피곤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불 속에 빠진 기분이들었다. 완전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설단융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을 때, 그는 얼떨결에 하늘에서 들려온 줄 알았다.
"이사형, 일어나서 수련해야 합니다."

방조주는 이 말을 똑똑히 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가 본능적으로 이 말을 배척하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머리를 다 이불 속으로 파묻었다. 그리고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만약 이사형이 지금 일어나면, 오늘은 사형에게 화본을 반 시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불 속의 함어가 발을 움직였다.

"그리고 간식도 먹을 수 있고."

이불 속의 함어는 눈을 크게 떴다.

"만약 안 일어나면, 사형은 오늘 한담에서 한 시간 더 들어가 있어야 하고, 또......" 목소리가 멈췄다. "한담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불 속의 함어가 반 박자 느리게 이 말의 뜻을 이해한 후, 한 함어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나 일어났어, 나 지금 막 일어났어."

만약 소사제 이 천연의 작은 난로를 안을 수 없다면, 그는 반드시 한담에서 죽을 것이다.

*

어제의 경험이 있었지만, 오늘 한담가에 서니, 방조주는 여전히 추위가 두려웠다. 심지어 어제의 추위가 골수로 침입하는 그런 느낌 때문에, 그는 더더욱 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근처의 설단융은 방조주를 한 번 보고는, 바로 겉옷을 풀어서, 옆의 돌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앞장서서 물에 들어갔다. 그는 물에 들어간 후, 몸을 돌려 물가의 방조주를 바라봤다. 비록 말하진 않았지만, 방조주는 이미 그 속의 재촉을 보았다.

방조주는 이를 악물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각주:6] 한쪽 발을 내밀었다.

설단융은 그 발이 물 위에 이리 뜨고 저리 뜨는 걸 보았다. 수면에 닿지 않자, 다시 눈을 들어 눈을 감고 온 얼굴로 무서워하고 있는 방조주를 보았다. 일순간 침묵했다. 표정 변화 없이 다가가, 허리를 굽혀 상대방의 발목을잡아, 그대로 물속으로 눌러버렸다.

방조주는 너무 갑작스러워 미처 방어하지 못했다. 비록 비명 지르긴 참았지만, 몸부림은 참을 수 없었다. 그의 발은 방금 얼음을 밟은 듯했다. 이 몸부림에, 발로 적지 않은 물보라가 일었고, 설단융의 온몸에 튀겨, 심지어 얼굴에도 약간 묻었다.

물방울이 소년의 여위고 날카로운 턱을 타고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그의 봉안이 살짝 올라갔고, 눈빛은 점점 그윽해졌다.
방조주는 이 눈빛을 마주하고, 문득 좋지 않다 느꼈지만, 하지만 이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뒷허리를 세게 얻어맞았다 느꼈고, 그리고 사람이 통째로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물에 빠졌다.

방조주를 격추시킨 단수검은 공중에서 한 바퀴 날아 돌더니, 다시 아까의 큰 돌 위에 드러누웠다.

보복!
이건 절대 보복이다!

온몸이 흠뻑 젖은 방조주는 물에서 일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이 소사제님이 결코 선량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기습하는 동작을 보아하니, 너무 째째했다[각주:7].

사람을 물에 빠트린 소사제는 이때 안색이 평온했다. "이사형, 수련 시작하죠."
방조주는 얼굴에 물을 한 번 닦고, 타버린 재와 같은 마음으로[각주:8] 고개를 끄덕였다.

지춘주에서 보름 동안 수련한 뒤, 방조주는 마침내 주동적으로 물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가 자진하지 않으면, 그 단수검이 그를 기습할 것이고, 기습의 각도는 때때로 아주 교활해서, 막으려 해도 막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자발적으로 물에 들어갔다고 해도, 그는 그 단수검이 그를 놓아주지 않고, 옆에서 감독할 것이란 걸 알았다.

설단융은 앞의 며칠 동안 방조주를 데리고 수련한 걸 제외하고, 뒤엔 혼자 좌선 수련을 했다. 일단 입정[각주:9]하면, 그는 외부의 동정을 등한시하기 쉬웠다. 그래서 방조주는 몰래 화본과 간식을 저물계에서 꺼내서, 게으름을 피우려고 했다.

인기척이 작기만 하면, 소사제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방조주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단수검이 뜻밖에도 그를 감독하다, 그가 화본과 간식을 꺼내는 걸 보자, 즉시 그의 머리 위로 날아가, 검자루를 들고 그의 머리를 힘껏 때렸다.

피하면, 바로 쫓아가 때렸다.
반격하면, 그것은 바로 이르러 갔다.

단수검이 설단융의 품으로 날아가, 검자루로 소년의 얼굴을 살짝 문질렀다. 그가 문질러져 눈을 뜬 뒤, 그것은 바로 검 끝으로 방조주가 아직 숨기지 못한 화본과 간식을 가리켰다.

이 모든 것을 목도한 방조주: ......
그리고 자진해서 범죄의 증거를 바쳤다.

안 돼, 그는 반드시 단수검을 없애버릴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방조주는 골똘히 생각한 뒤, 또 단수검을 몇 일 동안 몰래 관찰한 뒤, 마침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날, 단수검은 여느 때처럼 주인을 따라 동부로 돌아왔다. 돌벽의 두 조각 날카로운 돌 위로 날아가려 했으나, 절반 날아가다, 그것은 멈췄다.
왜냐하면 돌 조각 밑에 이때 주칠하고 무늬를 새긴 난의[각주:10]가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었다.

멀지 않은 곳의 방조주는 단수검이 허공에서 굳어지는 동작을 보고, 참지 못하고 입술을 올렸다.
한쪽은 척박하고 고달픈 날카로운 돌이고, 다른 한쪽은 화려하고 당당한 검 받침대인데, 그는 이 단수검이 어떤 선택을 할 지 봐야 했다.

단수검은 지금 명백히 고민하고 있었다. 그것은 계속 허공에서 돌고 있었다. 검자루가 때로는 난의를 향했다가, 때로는 뾰족한 돌을 향했다. 10여 바퀴를 돈 뒤, 그것은 근처에 있던 방조주를 의식한 것 같았다. 동작을 잠시 멈춘 뒤, 결연히 뾰족한 돌멩이를 향해 날아갔다.

이 한 장면을 본 방조주의 웃는 얼굴이 사라졌다.
좋아, 과연 본명법보는 주인을 따르는군.

한밤중.
사방이 잠잠하고 고요했다.

뾰족한 돌에 누운 단수검은 천천히 움직였다. 그것은 먼저 허공으로 날아오른 뒤, 그리고 천천히 하강하여, 다시 쥐 죽은 듯 고요하게 그 주칠 조각 난의에 누웠다.

누운 뒤, 단수검의 검술[각주:11]이  흔들거렸다.

달게 자고 있던 방조주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척였다. 동시에, 난의 위의 단수검은 즉시 튀어올랐다.
병풍의 다른 한 쪽에서 돌침대 위의 소년이 갑자기 눈을 떴다. 그는 난의 위의 단수검을 보고, 눈빛이 약간 변했다. 단수검은 자기 주인이 깬 것을 눈치채고, 먼저 굳어버려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 지나, 그제서야 소년 곁으로 날아갔다. 잘못한 걸 아는 듯이, 살짝살짝 소년의 손을 문지렀다.

소년은 눈을 내리깔고 단수검을 바라보며, 거의 소리 없이 말했다 : "너마저 그 사람한테......" 뒤의 말은 그는 다 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됐어, 그게 좋으면 그 위에서 자. 안 꾸짖을게."

단수검은 난의 위에 눕기 싫어서, 다시 뾰족한 돌 위로 돌아가서 잤다.
다음 날, 방조주는 단수검이 검자루로 머리를 더 세게 치는 것을 알아챘다. 자못 그의 목을 때려서 집어넣을 기세였다.

아니, 이 검은 어째서 성질이 이따위야?

깨져버릴 검!

품위도 없고!

비위를 맞춰줬는데, 그래도 때리고!

방조주는 그와 멀리 떨어져 있는 소사제를 보며, 참지 못하고 생각했다. 과연 물건은 그 주인을 따르는군. 기름도 소금도 안 들어가고[각주:12], 냉혹하고 무정하고, 그리고......

그는 맞아서 아픈 머리를 감싸며, 그 말을 보충했다.--

변덕스럽고[각주:13], 또 그 주인처럼 보기 좋아서 성질을 받아줄 수 있는 얼굴도 없고. 나중에 틀림없이 독신 검이 될거다.


작가가 할 말이 있어요:
무료한 소극장:
낮, 한담에서, 함어가 공책을 꺼내들어, 소사제와 단수검의 여러 가지 죄상을 적는다.
단수검이 다가가서 보더니, 그날 밤 공책을 잘라 조각낸다.
다음날 깨서, 공책이 안 보이는 걸 안 함어 : 내 공책은?
그는 소사제에게 물었다.
소사제 차분한 얼굴로 : 무슨 공책?
함어는 입을 벌리다, 결국 이 말만 했다 :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계속 공책을 찾으러 간다. 소사제는 몸을 돌려, 날아온 단수검을 가볍게 쓰다듬어준다. 눈에는 웃음기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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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欲速不达 일을 너무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 한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 [본문으로]
  2. 徐徐图之 일을 조금씩 꾸며내다, 일을 천천히 계획하다 [본문으로]
  3. 차가울 냉/랭 [본문으로]
  4. 痛定思痛 고통이 가라앉은 다음, 이전의 고통을 회상하다, 참혹한 실패 뒤에 그 실패를 반성하다. [본문으로]
  5. 痛改前非 지난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철저히 고치다. [본문으로]
  6. 视死如归죽는 일을 집으로 돌아가는 것같이 여기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다. [본문으로]
  7. 睚眦必报 하찮은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다. [본문으로]
  8. 心如死灰마음이 완전히 타버린 재와 같다. 극도로 실망하다. 몹시 절망하다. 완전히 낙담하다. 아무 욕망이 없다. [본문으로]
  9. 入定 안선(安禪)(하다). 좌선(坐禪)(하다). / ①선정(禪定)에 들어감  ②수행(修行)하려고 방안에 들어앉음  ③승려(僧侶)가 죽음 [본문으로]
  10. 朱漆雕花兰锜
    朱漆주칠. 붉은 칠.
    雕花공예의 일종으로, 목기(木器)나 방안의 칸막이 장지 또는 창에 그림이나 무늬를 조각하다.
    兰锜 고대의 무기 받침 [본문으로]
  11. 剑穗 검에 달린 술(장식물) [본문으로]
  12. 油盐不进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 않다. [본문으로]
  13. 喜怒无常 기쁨과 노여움이 일정하지 않다, 매우 변덕스럽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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