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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혔다.
방조주는 문을 닫고 그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압박하는 두운식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다음 한 마디를 듣고, 더 멍해졌다.
"이사형, 바지 벗으세요."
"아?" 방조주는 눈을 깜빡였다. 경악한 표정이었다. “왜 바지를 벗어야 해?”
두운식은 자기가 실언한 것을 깨닫고 잠시 멈췄다. 바로 해명해 말했다 : "요즘 일종의 단약을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단약은 어쩌면 이사형의 음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요. 사형이 그 병 때문에 침울하고, 집에만 틀어 박힌 거 압니다. 사형의 사제로서, 응당 미약한 힘이라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병을 고치려면 증상에 맞는 약을 써야 하니, 그러니까……” 1
말을 마치자, 그의 눈빛이 저절로 방조주의 허리띠 아래를 훑었다.
그는 말을 다 하지 않았지만, 방조주는 이미 그의 뜻을 이해했다. 그래서 방조주는 한 모금 냉기를 들이마셨다. 그는 자신의 거짓말 하나가 이런 귀찮음을 불러 일으킬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한 남자의 시선에 주시당하는 것은, 실로 좀 이상했다. 그래서 그는 참지 못하고 쥘부채로 자신이 주시받는 곳을 가리며, 간신히 웃으며 말했다. : "오사제, 호의는 알겠지만, 정말이지 그럴 필요 없어. 내 이 병은 전부터 약과 침이 효과가 없어. 게다가 나도 이젠 익숙해졌고.”
"이사형, 제가 비웃을 까 두려워하시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정말 안 그럴 거예요. 그리고, 오늘의 일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사형이 알고, 제가 알고, 절대로 제3자는 알지 못할 겁니다.” 두운식의 표정은 엄숙했다. 다음 순간, 그는 이를 악물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이사형, 스스로 벗으실래요, 아니면 제가 벗겨드려요?”
방조주 : ……
방조주는 말했다 : “안 벗기로 할게.”
“안 돼요! 이사형, 반드시 벗어야 합니다! 오늘은 꼭 제대로 보겠어요 이사형의……" 병을, 아니면 제가 어떻게 증상에 알맞은 처방을 내려요?
안타깝게도 말을 다 마치기 전에, 누군가가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확실히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문은 부숴져서 너덜너덜해졌다.
들어온 사람은 방조주의 대사형이었다.
대사형은 그들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다, 흔히 있는 맏형이 아버지 노릇을 하는 식이었다.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이때 사납고 경멸하는 눈초리로, 두운식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개자식! 주둥이에서 나오는 게 헛소리뿐이구나. 너처럼 이사형을 욕보이는 놈이 있더냐? 나와, 벌 받아!"
방조주는 즉각 해명했다. "대사형, 오해하셨어요. 오사제는 그저……”
아깝게도 그의 해명은 대사형에 의해 직접 끊겼다. 대사형은 큰 손을 휘둘렀다. "이 개자식 새끼를 감싸지 마라. 그가 오늘 너보고 감히 옷을 벗으라고 다그치지 않았느냐? 그리고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이었지. 대사형으로서, 문풍을 바로 할 책임이 있다.” 말을 마치고, 그는 강제로 방조주를 자기 뒤로 잡아끌었다. "그리고, 넌 이 며칠간 그와 멀리 떨어져 있거라."
방조주는 머리가 좀 아파 이마를 가렸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아, 피곤하다. 그는 자러 가고 싶었다.
결국 방조주와 두운식이 힘을 합쳐 거의 반시진동안 해명하자, 대사형은 마침내 자신이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모두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그다지 희지 않은 얼굴빛이 붉어졌다. 그는 아까 밖에서 두운식과 방조주의 대화 뒷 부분을 들었을 때, 두운식이 방조주를 욕보이려는 줄 알았다. 만약 둘이 서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더 강요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는 다소 어색하게 자신의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을 이런 어색한 경계에서 빼내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화제를 돌렸다, 방조주의 몸 쪽으로.
"이사제, 아이고, 너도 참, 이런 병이 있는데, 왜 네 사형인 나에게 알리지 않았니? 내가 비록 재능은 없지만, 요 몇 년 동안 손에 쥐고 있던 각종 단약도 적지 않고, 또 오사제가 기황지술에 정통하니, 병을 숨기고 고치길 꺼리지 말거라. 이렇게 하자, 오늘 마침 나와 오사제가 모두 있으니, 바로 우리에게 바지를 벗어 보여주거라. 또 부끄러워 할 필요 없다. 애초에 네 어떤 모습이든 내가 못 본 적이 없지 않느냐.”
이 말은 대사형의 말이 맞았다. 당시 방조주가 천수종에 왔을 때 겨우 몇 살이었는데, 길도 삐뚤삐뚤 걸어다녔다. 사부가 황궁의 궁인들에게 산에 머무르지 못하게 해서, 그런 까닭에 방조주는 늘 그가 데리고 다녔다.
그러나 방조주는 전혀 원하지 않았다. 그의 그 말은 본래 거짓말인데, 만약 바지를 벗는다면, 만일 단서가 발견된다면, 그럼 그들은 그가 고의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반박할 말은 아직 내뱉기 전, 누군가가 방문 밖을 지나갔다.
조금 전 방문이 대사형에 의해 부서져서, 지금은 비록 닫았지만, 큰 구멍이 하나 뚫려있었다. 점소이가 말하길 내일에서야 수리할 수 있을 거라 했다.
“소사제!” 두운식이 제일 먼저 온 사람을 발견했다.
이때의 설단융은 너울을 쓰지 않아, 아름다운 얼굴이 연꽃같았다. 하지만 표정은 오히려 극도로 싸늘했다. 그는 문어귀에 서서, 단수검을 쥐고 있었다. 그는 반쯤 썩은 방문을 힐끗 내려다 보았고, 또 탁자를 둘러싸고 앉은 세 사람을 보았다. 방조주의 착각이겠지만, 그는 설단융의 현재 표정이 이 전에 나갔을 때보다 열 배 더 싸늘해졌다고 생각했다.
설단융은 그들을 한 번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 그냥 떠나버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인사조차도 하지 않았다. 방조주는 상황을 보고 즉시 일어났다. "대사형, 오사제, 보니까 소사제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네요. 제가 가서 보겠습니다."
그는 정말 기회를 찾아 빠져나갈 필요가 있었다. 더 있었다간, 정말 바지가 벗겨질 것 같았다.
설단융을 찾아간단 핑계를 댔기 때문에, 또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간, 그 두 사람에게 붙잡힐까봐, 그는 정말로 설단융의 방으로 갔다.
설단융의 방은 복도 끝에 있었는데, 설단융이 직접 고른 것이었다. 그는 평소부터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싫어했다.
방조주가 그를 찾아간 건, 설단융의 성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대방이 문을 열 것이라고 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설단융의 방 문 앞에서 몇 마디만 하면, 임무 완료라 할 수 있었다.
"소사제, 방 안에 있어?" 방조주가 방문을 사이에 두고 말했다.
안은 아주 고요했다.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방조주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 “소사제 없어? 그럼 난 먼저 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열렸다. 설단융은 탁자 옆에 앉아, 단수검을 베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 눈빛도 방조주 쪽을 쳐다보지 않은 채, 그저 냉담하게 물었다 : "사형이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어......무슨 일은 없어." 방조주는 그가 있을 줄은 몰랐고, 더구나 문을 열 줄은 몰랐다. 그래서 없는 말을 끌어다 말했다. "소사제, 오늘 경기 잘 됐어? 이겼지?"
설단융의 검을 닦는 동작이 살짝 멈췄다. 그가 봉황 같은 눈을 살짝 드니, 깃털 부채처럼 긴 속눈썹 아래의 눈동자는 빙설과 같이 차가웠다. 또 하필이면 이런 차가운 눈빛이, 이 극도로 아름다운 얼굴에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전부 그의 외모 때문에 불나방이 되고, 또 그의 성정 때문에 치근거리며 놓아주지 않았다. 대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 얼음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겼습니다. 사형 또 무슨 일 있습니까? 없다면, 나가주시죠.”
그가 이 말을 할 때 말투는 좀 전보다 더 냉담했다. 마치 자신의 사형을 대한다기보단, 낯선 사람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방조주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몰래 기뻐하였다. 그는 설단융과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도 몰랐다. 그는 원래 주인이 아니었고, 설단융을 사랑하지도 않았다. 상대방의 냉담함에 괴로워하지도 않았으므로, 그리하여 그는 직접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어.”
그는 또 자발적으로 문을 닫았다.
*
다음 보름 동안, 방조주는 3일에 한 번씩 시합했다. 기본적으로 그와 겨루는 사람은 모두 법보를 받고 기권했으며, 그와는 전혀 싸우지 않았다. 가끔은 원치 않는 사람도 있었지만, 역시 방조주에게 맞아 엎드렸다. 방조주가 순조롭게 상위 10위에 들겠다 여기고, 막 상위 50위권을 지나 상위 20위권에 들었을 때, 설단융과 겨루는 제비를 뽑아버렸다.
원작 속의 원래 주인은 설단융과 겨룬 적이 없었다. 이번엔 아마도 방조주가 게으름을 피워서, 매번 뽑기를 할 때 두운식이 그 대신 뽑게 했기 때문에, 일련의 사정이 바뀐 것 같았다.
당일, 방조주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기권했다. 그는 설단융과 겨루고 싶지 않았다. 원작의 설단융은 이번 수진대회에서 단번에 3위란 좋은 석차를 차지했다. 또 그가 경기를 할 때마다, 원작의 중요한 두 가지 캐릭터를 매혹시켰다. 첫째는 바로 그 암혼문의 문주였다. 그 문주는 시작하자마자 설단융의 얼굴을 감상했고, 뒤에 설단융의 경기를 보고, 그제서야 설단융에게 철저하게 매혹되었다; 둘째는 풍월암의 송연의였다.
암혼문 문주가 대마두라면, 그 송연의는 작은 변태라 할 수 있었다.
이 송연의는 비록 풍월암에 속한 몸이지만, 그 지역은 온전히 여인의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영락없는 남자였다. 송연의는 암주의 자식이었다. 풍월암에는 남자가 있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고, 암주는 자신의 아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 공부시키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놓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하여 자신의 아들을 어릴 때부터 여인의 모습으로 분장시키는 변태가 되었다.
송연의는 바로 지난 상위 10위권의 5위 진입 경기에서, 설단융과 맞붙었다. 그리고 설단융에게 패배했다. 그때부터 설단융에게 미친듯이 집적였다. 설단융에게 몇 번이나 약을 먹이려 했지만, 전부 성공하지 못했다. 그도 몇 번이나 맞아 죽을 뻔했다. 그는 그래도 죽기살기로 매달렸고, 전혀 그만두려 들지 않았다.
"소사제, 이번에 넌 처음 참가한 거고, 난 벌써 두 번째야. 이 뒤는 겨루지 않아도 상관 없어." 방조주는 말을 마치고 누울 준비를 했으나, 설단융의 검이 그를 향했다.
"이사형, 전 정정 당당히 겨루고 싶습니다. 만약 사형이 시킨다면, 저도 이 뒤는 겨루지 않겠습니다. 바로 기권하죠." 설단융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방조주가 상황을 보니, 내키지 않지만 설단융과 겨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주로 피하고, 주동적으로 공격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점이 설단융을 화나게 한 것 같았다. 법술이 더 맹렬해졌고, 한가닥 한가닥이 방조주의 몸을 쳤다. 방조주가 재빨리 피하지 않았다면, 목숨이 반절은 줄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자, 방조주도 더 이상 대충 할 수 없었다. 진지하게 설단융과 시합했는데, 시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훈수를 두는 듯했다.
몇 합을 주고 받았는지, 결계 밖의 하늘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방조주는 설단융의 마음이 점점 누그러지는 것을 보고, 일부러 스스로 허점을 드러내며, 슬그머니 땅에 쓰러졌다.
결계가 깨진 후, 그는 바닥에서 기어 일어났다. 설단융의 낯빛이 그다지 안 좋아보인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를 한번 채 보기도 전에 그는 바로 가버렸다.
방조주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세진술을 시전해, 온 몸의 먼지를 씻어냈다. 곧 흐뭇하게 객잔으로 돌아갔다. 자신의 사제에게 졌으니, 돌아가도 사부가 그를 꾸짖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우애가 깊다고 할 지도 모른다. 2
졌기 때문에, 방조주는 그렇게 많은 법보를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가 산 법보 대부분은 사실 그가 쓰기엔 그렇게까지 잘 맞진 않았다. 그래서 그날 밤 그는 객잔에서 법보를 선물했다.
모든 사형 사제에게 선물하고 나니, 설단융에겐 아직 선물하지 못한 게 떠올랐다.
그는 저물계를 한참을 뒤져서, 결국 그가 생각하기에 설단융에게 잘 맞을 것 같은 법보를 하나 찾아냈다.
"소사제, 있어?"방조주는 설단융의 방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
말을 마치자, 문이 소리내며 열렸다. 설단융은 문 뒤에 서서, 냉담하게 그를 봤다. "용무가 있습니까?"
이 아이는, 사형이라 부르지도 않았다.
방조주는 습관적으로 웃는 얼굴을 보였다. 그리고는 자신이 준비한 법보를 꺼냈다. "소사제, 내가 전에 법보를 많이 샀는데, 이제 나는 시합이 끝났고, 몇몇 법보는 쓸 데가 없어. 나한테 잘 맞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이 금선의를 소사제한테 선물해주고 싶어.” 3
그의 손에 있는 금선의는 나비 날개처럼 얇았다. 이름은 금선이지만, 눈처럼 희고, 은은하게 금빛이 반짝일 뿐이었다.
설단융은 살짝 눈을 내리깔고, 방조주의 손아귀에 있는 금선의를 보았다. 그의 긴 속눈썹은 촘촘했다. 눈을 내리깔 때 눈 밑으로 음영이 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왜 제게 이걸 선물하시는 거죠?"
"내가 알아보니, 사곡의 사람도 20위 안에 들었다던데, 그 사람은 독을 가장 잘 가지고 논대. 기르는 뱀은 모두 독사인데, 만약 소사제가 그를 대적하다면, 불리할 가능성이 커. 이 금선의는 뱀에게 물리는 걸 막아줄 수 있어. 설령 사제를 물려는 뱀이 있더라도, 이 옷을 뚫고 물진 못할거야.” 4
방조주는 설단융이 '뱀'이라는 글자를 들었을 때, 눈빛이 한 차례 변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뒷말을 어떻게 꺼내야, 이상하지 않아 보일까만 생각했다.
금선의의 가장 큰 효과는 독사를 막아주는 게 아니었다. 이 옷을 일단 입으면, 옷을 입은 사람이 스스로 벗는 걸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벗기고 싶어도 벗길 수 없었다. 그는 소사제에게 반드시 이 옷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말해야, 비로소 소사제가 그가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생각하도록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작가는 할 말이 있어요:
(사)형에겐 (사)제공이 있다. 5
'《穿进万人迷文的我人设崩了》东施娘 > 번역문(완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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