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애정과 수련의 쓴 맛은 다 안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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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穿进万人迷文的我人设崩了》东施娘/번역문(완결)

제1장 애정과 수련의 쓴 맛은 다 안 보련다.

by 蛋白酥 2020. 5. 12.

http://www.jjwxc.net/onebook.php?novelid=4221127&chapterid=1

 

 

밤의 장막이 드리워진다. 도깨비불이 깜빡이고 들여우가 슬피 운다. 쓸쓸한 찬바람이 계속해서 동굴 속으로 밀려왔다.

동굴의 입구에는 옅은 옥색 비단옷을 입은 청년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다. 바깥에서 간간히 찬바람이 부니, 넓은 소매에 바람이 들어 소리가 났다. 그의 두 눈은 바깥의 동정을 주시하였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몸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의 응시를 끊었다.

 

청년은 고개를 돌렸다. 조용히 누워있던 이 설의를 입은 소년은 본 순간 의미불명의 신.음.소.리.를 내곤, 몸을 움츠렸다. 미인은 가녀리고, 상태가 허약했다. 누구든지 보면 참지 못하고 그를 안으러 달려들 것이다.

 

그러나 방조주는 아니다.

그는 빙의자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빙의한 건 반년 전부터의 일이다. 반년 전, 방조주는 차에 치어 죽었다. 하지만 자기가 다시 눈을 뜰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다. 눈을 뜨고 난 뒤에, 그는 그저 자기가 이세계로 왔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장발에 옛날 옷을 입었기 때문에.

 

나중에, 인사하러 온 사람이 있었는데, 이사형 이사형,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이름도 불렀다. 방조주는 갑자기 이 사람이 말하는 이름이 그가 읽었던 한 미완결 장편소설 속의 인물의 이름과 겹친단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그가 한가하고 심심할 때 정주행 하던 것인데, 정주행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 장편 수진 소설 속에 그와 동성동명인 인물이 있어서였다.

그 인물은 주인수 소사제의 이사형으로, 매일 그저 소사제, 소사제만 찾았다. 소사제를 위해 검을 막고, 소사제를 위해 요수를 죽이고, 소사제를 위해 쾅쾅 감옥에 들이받았다.

 

이 책은 온라인에서 흥했는데, 티에바[각주:1]만 열몇개가 열렸다. 매 티에바마다 모두 다른 커플링을 팠고, 각 커플 팬들은 온라인에선 죽기 살기론 알아줬다. 이사형X소사제 조합도 약간 핫한 커플인 편이었고, 이 팬들에겐 이름도 있었다—단초반.[각주:2]

 

단 방조주는 이제서야 빙의했고, 책 속의 백만 줄거리는 지금에서야 겨우 반 전개됐다. 소사제 설단융은 이미 수많은 남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심지어 이 책의 제일 큰 악역조차도 이미 은밀히 그에게 손을 댈 준비를 했다.

 

이치대로라면, 줄거리 흐름을 아는 방조주는 선지자의 우세에 기대, 한 발 앞서 소사제를 손에 넣어야 했다. 하지만 방조주는 사랑을 속삭이고 싶어하는 류가 아니라, 그저 대충 살다 가고 싶은 함어였다.

 

이 일백여만 자 안에서, 원래 주인은 소사제를 위해 얼마나 많은 쓴 맛을 봤는지 몰랐고, 후기엔 사도에 빠지기까지 해, 제일 비참한 스페어[각주:3]라 할 만했다.

 

소사제에게 구애한다고, 반드시 구애가 되는 것도 아니고, 소사제에게 구애하는 구애자들은 하나같이 독하고, 열심히 수련하는데, 그의 수련은 후기엔 모두 소사제의 발판이 되었다. 됐다, 됐어. 이 사랑과 수련의 쓴맛은 다 안 보련다.

 

그래서 책에 빙의한 둘째날, 방조주는 소사제 설단융에게 구애하길 그만뒀고, 아침 일찍 나가 늦게 들어오지도 않았다. 기쁘게 절인 생선이 되었다.

 

그리하여 천수종의 제자는 점차 설단융의 곁에 한 사람이 줄어든 것을 깨닫게 되었다.

 

*

 

방조주는 땅 위의 소년을 보고, 마치 못 본 것처럼, 모질게 고개를 돌렸다.

땅 위의 설의 소년은 바로 그의 소사제 설단융으로, 말하자면, 오늘 밤의 일은 전부 뜻밖이었다.

  

그는 반 년 남짓 히키코모리짓을 했고, 결국 사부의 눈에 거슬렸다. 사부는 발길질 한 번으로 그를 하산시키며, 무리를 인솔하라 압박했다. 사제 사매들을 이끌고 비경에 가서 단련을 하라는데, 소사제 설단융이 바로 그 중에 있었다.

  

이번 여정에서, 방조주는 늘 설단융과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 당연히 캐붕이 너무 심하게 나는걸 피하기 위해, 조심하지 않아 설단융을 보게 되더라도, 그는 늘 내면의 상처를 받은 암울한 모습을 지었다. 마치 사랑의 쓴맛을 실컷 본 것처럼.

  

방조주가 의도적으로 피해왔기 때문에, 이 여정에서 원본에선 그와 설단융 사이에 발생해야 했던 상호 이벤트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오늘 밤까진.

  

오늘 밤 그들은 아주 지독한 요수 한 마리를 만났다. 요수는 그들 일행을 흩뜨려 놓았고, 방조주는 길을 잃었다. 비경으로 가는 도중 비까지 내려, 그는 계속 비를 피하다, 마침내 어느 동굴에 들어가게 됐고, 결국 동굴 안에 쓰러져 있는 소사제 설단융을 본 것이다.

그는 멍하니 있다, 오늘 밤에 이벤트가 있으니 떠나야 한단 것을 그제서야 떠올려냈다

 

원래의 이야기에서, 소사제와 그는 전혀 흩어진 적이 없었고, 그들이 종문의 다른 사제 사매를 찾아갔을 때, 소사제가 조심하지 않아 독사에 물려 상처를 입자, 방조주는 즉시 뱀을 죽였고, 소사제를 안고 어느 동굴에 들어가 치료를 진행했다.

 

이 달빛도 없고 바람도 세찬 밤에, 방조주는 소사제의 신과 버선을 벗겼다. 눈처럼 하얗고. 섬세한 그 발목을 보며, 그는 코를 벌름거리며, 돌연히 고개를 숙여 빨아들였……

 

그만둬!

이 이벤트는 일어나선 안 된다.

 

방조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화면을 쫓아냈다.

 

그는 그가 있는 힘을 다해 설단융을 피해도, 그래도 상대방을 마주치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소사제가 죽을 수 없는 걸 알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주인공이니까, 그래서 방조주는 조금의 양심도 없이 한쪽에 앉아 있었다.

 

이 비는 내리는게 정말 이상했다. 그가 나가기만 하면 바로 내렸고, 동굴로 돌아오면 바로 멈췄다. 설마 이 책이 천안[각주:4]을 뜨고, 그에게 이벤트를 진행하라고 강요하는 건가?안 돼. 선비는 죽일 수는 있어도, 욕되게 해서는 안 되지. 그는 남자의 맨 발에 입맞추지 않을거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입은 못 맞춘다.

 

뒤의 소사제의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방조주의 마음은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심지어 저물계[각주:5]에서 야명주로 만든 등과 작은 화본 소설을 꺼내들 정도였다.

 

지금에야 수진.세계에 이르렀지만, 방조주는 일찍이 벽곡[각주:6]을 했다. 장기간 오곡과 잡곡을 먹는 것은 그의 수련 수준을 손상시킬 뿐이었으니, 비록 방조주가 수련하고 싶지 않아도, 수련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위험하다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이 둘째 사형은 사제사매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정말 게걸스러워, 음식을 먹으러 가면, 먹고 또 비싼 화식주[각주:7]를 복용해, 체내의 탁한 기운을 없애야 했다.

 

음식 먹기란 큰 취미가 없어지자, 방조주는 그저 작은 화본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말할 것도 없이, 이 수진.세계에서 화본은 양도 많고 질도 좋았다. 방조주가 상편도 아직 채 못 읽어도, 작가의 하편이 시장에 나오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경에 들어섰고, 저물계 속의 화본은 모두 일고여덟번씩은 보았지만, 이 책만은안 읽은채로 남겨두었다. 말하자면 난감한데, 이것은 소사제 설단융의 동인 소설이다. 대량으로 쓸어담았을 때, 주인이 시원스레 덤으로 준 거였다. 그가 가지고 돌아오기 전엔 이게 어떤 책인지 눈치채지 못했는데, 나중에야 그게 소사제의 동인소설이라는 걸 알게 됐다.

  

설단융은 이때 이미 조금 소문나있었다. 민간에 미인방[각주:8]이 있었는데, 해마다 갱신되고, 명단의 정원은 12명이었다. 설단융이 하산하자, 바로 가볍게 순위권에 올라갔고, 그의 수련 수준이 증가하면서, 순위는 점점 더 올라가기까지 했다.

 

수많은 익명 작가들이 미인방에 있는 사람들로 동인작품을 쓸 것이다.

  

방조주는 정말 보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말 무료했다.

  

그래서 그는 전날 밤에 본 곳을 펼쳤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설단융은 수치스러워하며 또 분노하여 눈앞의 남자를 봤다. '너, 무슨 짓이지?'

검은 옷의 남자는 냉소하며, '못 알아보겠어? 나는 이미 너와 그 남자를 참은 지 오래다. 너희는 함께 내 앞에서 끈적거렸지. 내가 장님인 줄 아나? 오늘 밤 너에게 누가 진정한 너의 남자인지 보여주지!'

 

한 줄기의 천둥이 울리고, 설단융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창백하게 변했다. 그는 감히 그의 눈앞의 남자가 자기에게 과연 그런 마음을 품었다고 믿지 못했다. 그는 줄곧 상대방을 절친한 친구로 여겼...."

  

방조주는 불쾌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게 그렇게 알기 힘들어?

그는 저번 회에서야 너한테 입맞췄는데, 너는 기억상실이냐? 어?

 

“응……아……”

뒤의 목소리가 커지자, 방조주는 잠시 멈칫했다, 마침내 몸을 일으켰다. 그는 설의 소년 곁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소년은 통증 때문에 완전히 몸을 웅크러트려, 긴 머리가 얼굴을 가렸고, 인사불성이었다.

방조주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소년의 목 쪽을 가린 긴 머리를 함부로 쓸어 올리며, 금언술을 퍼부었다.

  

좋아, 조용해졌다. 계속 책을 볼 수 있게 됐다.

  

법술 시전을 마친 후, 방조주는 친근하게 긴 머리카락를 다시 덮어주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소사제의 목은 얼지 않았다.

  

몇 장 더 보며, 방조주가 이야기에 몰입한 사이, 몸 뒤에서 움직임이 커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 손으로 어깨를 꽉 잡히자, 그는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사형?"

소사제의 목소리였다.

 

그의 목소리는 쉬었고, 고통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현재 표지는 천진매고문적아인설붕료(주식팔이물에 빙의한 내가 캐붕남) 으로 되어있지만 텍스트 제목은 그대로라 그냥

둡니다.(표지 주소:http://i5-static.jjwxc.net/tmp/backend/authorspace/s1/9/8711/871067/20200114145653.jpg)

 

+4/24 표지 주소 업데이트

i5-static.jjwxc.net/tmp/backend/authorspace/s1/9/8711/871067/20200424000245.jpg

 

www.danbaisu.postype.com/post/6547731 이 포스팅을 조금 수정해서 올립니다..

 

 

  1. 온라인상의 포럼, 팬 게시판 [본문으로]
  2. 원문:蛋(丹)炒(潮)饭。계란 단 蛋 [dàn] 과 설단융의 단丹 [dān], 볶다 炒 [chǎo] 와 방조주의 조潮 [cháo] 의 병음이 같은 걸(성조는 다름) 익숙한 단어로 조합한 말. 뜻은 계란볶음밥. [본문으로]
  3. 备胎 스페어 타이어. 어장 속 물고기 [본문으로]
  4. 天眼 [tiānyǎn] 불교 천안. [오안(五眼)의 하나. 원근·전후·내외·주야·상하를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눈] [본문으로]
  5. 储物戒. 반지 형태로 아공간과 연결해 쓰는 저장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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